🏛️ #19. 교토에서 에도로 가는 길

2022.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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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07. 01(금)

국립중앙박물관, 일본 화첩 <도카이도 53 역참> 도록 발간

1. 일본 에도시대(1603∼1867) 막부 거점 도쿄와 궁정이 있던 교토를 잇는 길인 '도카이도'(東海道)의 역참 모습이 담긴 작품을 상세히 소개한 도록이 발간됐다.

2. 국립중앙박물관은 19세기 일본 우키요에(浮世畵·에도시대 유행한 다색 판화) 작가로 유명했던 우타가와 히로시게(歌川廣重, 1797-1858)가 제작한 화첩 '도카이도 53 역참' 전체를 체계적으로 분석한 도록을 펴냈다고 26일 밝혔다.

3. 정미연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는 "도카이도에 있는 53개 역참은 에도 막부 명령을 전달하는 파발꾼과 지역 영주의 숙소이자 순례자와 여행자의 휴식처였다"고 설명했다.

4. 화첩은 도쿄 니혼바시(日本橋) 아침 풍경에서 시작해 첫 번째 역참인 시나가와의 일출, 두 번째 역참인 가와사키의 나룻배 모습으로 이어진다. 그림에는 각 역참의 다양한 풍경과 유명한 음식, 역참을 오간 사람들의 모습이 묘사됐다.

5. 그림에 대한 설명 외에도 우키요에 읽는 법, 조선통신사가 목격한 역참, '도카이도 53 역참'의 일부가 전시된 국립중앙박물관 일본실에 관한 이야기도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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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urator’s Note

현재 국립중앙박물관 일본실에 가면 몇 년 전부터 전시되어 있던 <도카이도53차[東海道五十三次]> 작품 도록이 발간되었다고 합니다. 이 작품은 여러분도 잘 아시는 다색 판화인 우키요에[浮世絵]입니다. 일본 에도시대에는 18세기가 되면서 여행이 활성화되었습니다. 조선통신사가 쇼군을 만나러 갈 때 교토에서 에도까지 이용했던 길이기도 합니다.

재밌는 사실은 일본 뿐만 아니라 여행의 활성화가 전지구적인 현상이었다는 점입니다. 조선시대에도 18세기에 여행이 성행하면서 우리나라의 실제 풍경을 그린 진경산수화가 발전할 수 있는 배경이 되었거든요. 유럽에서도 17세기 중반에 시작된 그랜드 투어(Grand Tour, 유럽 귀족계층 사이에서 자식들의 견문을 넓혀주기 위해 고전의 본산지인 로마 등지로 보낸 여행)가 18세기에 크게 유행했습니다. 이런 신기한 공통점으로 인해 18세기를 특히 주목하여 연구하는 미술사학자, 사학자들이 많습니다. 전역사를 통틀어 가장 역동적인 시대로 느껴지기 때문이죠.

저도 2020년에 에도시대 18세기 여행과 미술에 대한 논문을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본래 전공이기도 하구요. 그래서 제 논문에서 이 소식과 관련된 부분을 첨부해드립니다. 조만간 가서 도록 사와야겠네요 :)

에도[江戸] 시대 중기에 해당하는 18세기에는 도로의 정비와 함께 숙소 등 편의시설이 발달하면서 여행은 일반 서민계층에서도 널리 유행하게 되었다. 에도 시대 초기부터 에도성 근처에 저택을 제공하고 지방 다이묘[大名]의 부인과 자식을 에도에 거주하게 하는 산킨코타이[参勤交代] 제도로 인해 지방 곳곳에서 에도로 향하는 도로가 정비될 수 있었다. 산킨코타이는 도로의 정비 뿐만 아니라 지방과 에도를 왕래한 수많은 다이묘 수행원들로 인해 에도의 문화가 전국으로 확산되는 효과도 발생시켰다. 특히 에도와 오사카를 오가는 주요 도로인 도카이도[東海道]의 경우에는 길을 따라 명승지 및 절경이 모여있어 <도카이도53차[東海道五十三次]>와 같은 우키요에[浮世絵] 풍경화나 와카[和歌] 및 하이쿠[俳句]의 인기 있는 소재가 되기도 하였다.

에도시대에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에도와 교토를 오가는 도카이도 등 주요 5개의 가도와 14개의 지선 도로로 다니는 여행이 크게 유행했다. 정치적, 군사적인 목적으로만 여행했던 중세에 비해 17, 18세기는 사원 참배, 하이쿠 시인들의 여행 등 사적 목적의 여행이 성행하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도로를 중심으로 숙박업 등 상업활동이 촉진되었으며 미술에서는 여행지의 실경을 그리고 외국 미술 견문을 하는 것이 유행하게 되었다.

▶ 이장훈, 「18세기 일본 남화(南畵)의 전개에서 심남빈(沈南蘋) 회화가 지닌 의미」, 『미술사학연구』 Vol. 308, 한국미술사학회, 2020

《대한민국민화아트페어》를 보고

지난 주에 《대한민국민화아트페어》에 참가했습니다. 어떤 전시나 작가 프로모션을 위한 것은 아니고 제가 몸담고 있는 한국민화학회도 부스로 참가하게 돼서 학회 홍보차 참가한 것입니다. 《대한민국민화아트페어》는 처음 가본 건데 작년에 코로나로 취소된 적이 있어서 그런지 다른 부스 준비하시는 분들 얼굴에 설렘과 활력을 볼 수 있어 저도 덩달아 기분 좋게 준비하고 왔습니다.

민화의 인기는 이제 10년 정도 된 것 같습니다. 그 전에는 연구나 실제 작품활동에서 많이 다뤄지지 않았던 분야입니다. 본래 민화가 그리 높게 평가받지 않았거든요. 특히 미술사 연구에서 그러했습니다.

한 예로 제가 석사 과정에 있을 때 신입생들이 입학을 해서 함께 스터디를 하게 됐을 때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대학원에 지원할 때 대개 연구계획서를 제출합니다. 그래서 신입생들이 들어오면 어떤 공부가 하고 싶어 대학원에 온건지 물어보곤 하죠. 그때 한 명이 민화로 논문을 쓰고 싶어서 왔다고 했는데 순간 정적이 흘렀던 기억이 납니다. 전혀 예상치 못하고, 사례가 없던 대답이었거든요. 다들 ‘민화를 굳이 왜?’ 이랬을 겁니다. 저도 그랬고요. 당시만 해도 민화는 예술성과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저보다 연배가 높은 어느 선생님은 학생 때 수업에서 민화 발표를 준비했다가 지금은 원로가 되신 교수님께 크게 혼난 적이 있다고 할 정도였죠.

이런 인식 때문에 민화 연구가 오랫동안 진행되지 않고 있다가 조선시대 채색화를 더 깊이 연구해야한다고 생각한 학자들에 의해 비로소 시작되었죠. 2010년대는 민화 연구 및 애호 풍조의 중흥기라 봐도 될 정도로 인기가 아주 높아졌습니다. 소위 ‘원데이 클래스’로 불리는 민화 그리기 수업과 취미가 성행하기 시작하고, 민화를 소재로 한 작가들이 많아졌죠. 저는 한 때 높은 인기를 누리던 ‘컬러링북’도 민화 유행에 한 몫하지 않았나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2013년 이후에 제가 일했던 호림박물관에서 민화 특별전을 몇차례 대대적으로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저 멀리 대구, 경북지역, 호남지역의 민화 관련 모임에서 버스를 대절해서 전시를 보러 오시는 것을 보며 민화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꼈습니다.

결국 『월간 민화』라는 전문 잡지도 생기고, 《대한민국민화아트페어》가 열릴 만큼 민화 인구와 시장이 커져 지금에 이르게 되었죠. 한국민화학회도 그렇구요. 조심스레 고백을 하자면 저는 민화에 대해 여전히 큰 관심은 없습니다. 민화가 조선 말기에 크게 유행한 것은 사실이기에 미술사에서 다루어야 할 대상인 것은 분명하지만 예술적 가치까지는 아직 보류 중입니다. 조금 더 묵혔다가 나중에 꺼내 들여다봐야 알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입니다. 그런데도 학회에 이사로 들어간 것은 지금 회장님과의 좋은 인연 때문입니다. 학교는 다르지만 학계에서 오며가며 잘 알게 되었고 워낙 인자하시고 제게 잘 해주신 분이라 함께 일하자는 부탁을 차마 거절할 수 없었거든요. 그렇게 끌려오게 되었습니다. ㅎㅎ

아무래도 이것도 일이기에 종종 꿍시렁대면서 하고는 있는데 민화라는 한 미술계의 변천과정, 시장과 작품의 연관성 등을 직접 접하고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꽤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민화와 공예 분야가 상당히 유사하다는 점도 발견할 수 있었구요. 여러 학자들이 민화에 애착을 갖고 다양한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어서 머지 않아 민화가 하나의 미술장르로서 이론적으로 정립될 것 같은데 그때를 기대해보려 합니다.

정다혜 작가(말총공예), 2022 로에베 재단 공예상 수상

1. 공예 분야의 세계적 권위가 있는 '로에베 재단 공예상'(Loewe Foundation Craft Prize)에 한국 작가가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2. 로에베 재단은 30일 서울 종로구 서울공예박물관에서 개최한 '2022 로에베 재단 공예상' 시상식에서 말총공예 작품을 출품한 정다혜 작가를 우승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3. <로에베 재단 공예상>은 스페인의 패션 브랜드 로에베 재단이 공예 작가를 후원하기 위해 2016년 제정한 상이다. 장인 정신을 되살리는 동시에 전통 · 혁신 · 재료 · 창의성 등에 초점을 맞추어 공예작품을 선정하고 공예작가를 후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17년 스페인 마드리드를 시작으로 2018년 영국 런던 디자인박물관, 2019년 일본 소게츠 재단, 2021년 프랑스 파리 장식미술관 등 각국의 공예와 디자인을 대표하는 박물관 등에서 개최된 바 있다. 올해는 서울공예박물관에서 7월 1일부터 7월 31일까지 전시한다.

4. 정 작가는 시상 소감으로 "말총공예는 한국이 가진 가장 독창적이면서 독자적인 공예로 적어도 500년 이상의 역사를 갖고 있다"며 "조선 시대에는 말총으로 모자를 만들었는데 저는 말총의 특징을 살려 제가 원하는 삶의 방향성을 담은 작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저는 혼자만의 작업이 아니라 말총공예의 긴 시간과 함께한다는 생각으로 작업한다"며 "500년 이상 우리가 향유했던 말총공예의 우수성과 시간이 증명된 것 같아 더욱 기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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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공예박물관 전시 서문

장인들은 인류와 자연의 유대 관계를 강화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해왔습니다. 전 세계의 장인들은 소재에 대한 애정, 전통 기법을 향한 존중, 귀중한 지혜를 물상으로 만드는 과정을 통해 창의력을 발휘하여 문화를 구축할 뿐 아니라 다양한 환경과의 유대를 강화시켜 나갑니다.

제5회 로에베 재단 공예상(LOEWE Foundation Craft Prize)에서는 수백 년간 이어져 온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영감을 주는 작품을 엄선하여 선보입니다.

올해 선정된 30명의 작가는 소재에 대한 깊은 이해를 보여주고 동시에 작업 방식과 작품으로 놀라운 혁신을 이뤄내며 새로운 제작공정을 고안해냈습니다.

전문가 패널은 116개 국가 및 지역을 대표하는 3,100여명의 작가가 제출한 작품을 심사하여 최종적으로 15개 국가 및 지역의 작가를 선정했습니다. 작가들은 도자, 나무, 섬유, 가죽, 바스켓트리, 유리, 금속, 장신구, 칠 등 다양한 공예 분야를 대표합니다.

매년 수여되는 이 공예상은 2016년 로에베 재단이 현대 장인 기술의 탁월함과 예술적인 가치, 그리고 새로운 작품을 기념하기 위해 시작되었습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나단 앤더슨(Jonathan Anderson)이 기획한 이 공예상은 현대 문화에서 공예의 중요성을 인식함과 동시에 로에베의 시작점과도 같은 1846년 당시의 대규모 가죽 공방에 경의를 표합니다.

《프리즈 서울》, 9월 2일 개최

1. 아시아 최초로 진행되는 ‘프리즈 서울(Frieze Seoul)’에 110여 개의 국내외 갤러리가 참여한다.

2. 뉴욕 가고시안, 글래드스톤, 리만머핀, 페이스, 런던 화이트 큐브, 하우저앤 워스, 파리 페로탱 갤러리, 베를린 에스더 쉬퍼 등 전 세계 유수의 90개 갤러리와 아시아를 기반으로 한 갤러리 35개가 포함됐다.

3. 9월 2~5일 서울 코엑스 C,D홀에서 열리는 아트 페어 ‘프리즈 서울’의 참여 갤러리와 주요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한국화랑협회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와 공동 주최한다.

4. 영국 런던에서 시작된 프리즈는 아트바젤, 파리 피악과 함께 세계 3대 아트페어로 꼽힌다.

5. 프리즈 서울은 메인 섹션, 프리즈 마스터즈(Frieze Masters), 포커스 아시아(FOCUS ASIA)의 세가지 섹션으로 나누어 펼친다.

6. '프리즈 마스터즈'는 18개의 갤러리가 참여한다. 미술사를 대표하는 고대 거장들부터 20세기 후반까지의 작품으로, 수 천 년의 미술사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게 기획됐다.

7. 프리즈에 따르면 프리즈 서울 공식 개막에 앞서 8월29일부터 프리즈 위크(Frieze Week)를 개최한다. 서울 전역에서 주요 갤러리, 미술관, 작가를 중심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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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urator’s Note

매년 가을에 코엑스에서 개최하는 《KIAF》가 올해는 《프리즈(Frieze)》와 함께 열린다고 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아트페어인 만큼 규모가 상당하겠다는 생각이 우선 듭니다. 그리고 키아프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던 해외 갤러리들의 참가가 프리즈 덕분에 더 많아질 것 같습니다. 저는 아트페어에 대해 잘 모르긴 하지만 아트페어가 주는 활력은 무척 좋더라구요. 더하여 이번에는 특별히 관심가는 점이 있습니다. 기사에 나온 것처럼 ‘프리즈 마스터즈(Frieze Masters)’를 함께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프리즈 마스터즈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고미술 명품을 대상으로 한 아트페어입니다. 런던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서양미술사 속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 프리즈 마스터즈에 나온 것을 확인할 수 있죠. 그래서 언젠가는 런던에 가게 되면 내셔널갤러리에 2일을 할애하고, 주말에 프리미어리그 축구경기와 프리즈 마스터즈를 보고 오는 게 소망이었는데 한국에서 먼저 보게 되었네요. 박물관이나 미술관이 아닌 미술시장 현장에서 미술사 명품을 다룰 경우 작품의 진위 여부 등을 어떻게 해결하는지 등 운영 방식도 궁금했습니다. 이번에 이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온 것 같아 가을이 기대됩니다.

그런데 올해는 유달리 시간이 왜 이렇게 빨리 흐르는 것 같을까요. 벌써 7월이고 생각해보면 가을이 머지 않았네요. 장마 기간 특유의 질척거림을 견뎌내고, 무더위가 찾아오는 동안 “아휴 올해는 왜 이리 덥디야” 몇 번 되뇌이면 금세 프리즈 개최입니다. ㅎㅎ

이번 주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주말 편히 쉬시구요.

감사합니다.

이장훈 드림